이 글이 다루는 상황: 알레르기 표시란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 식품
이 글은 자녀가 참깨, 아몬드, 캐슈넛, 키위처럼 법정 알레르기 표시 대상에 들어 있지 않은 식품에 반응한다는 안내를 받은 보호자를 위해 썼습니다. 이런 보호자는 마트에서 과자나 빵을 고를 때 포장 뒷면의 알레르기 표시란부터 찾게 됩니다. 그런데 그 칸에는 달걀, 우유, 땅콩 같은 이름만 적혀 있고, 아이에게 해당하는 식품 이름은 처음부터 나오지 않습니다. 이때 표시란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해당 식품이 들어 있지 않다는 뜻으로 읽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참깨에 반응하는 아이를 둔 보호자가 깨가 뿌려진 크래커를 집어 들었다고 가정합니다. 알레르기 표시란에 '밀, 대두, 우유 함유'만 적혀 있어도 원재료명 칸에는 참깨나 볶음참깨가 따로 적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판단 기준은 알레르기 표시란에 무엇이 빠져 있는지가 아니라 원재료명 칸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입니다.
포장 읽는 순서와 포장이 바뀌었을 때 비교하는 방법은 이미 여러 글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이런 글은 대부분 아이의 알레르기 식품이 표시 대상 목록 안에 있다고 보고 씁니다. 이 글은 그 앞의 질문, 곧 목록 밖 식품은 포장의 어느 칸에서 확인해야 하는지, 포장만으로 확인되지 않을 때는 무엇을 더 물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어떤 식품을 어느 정도까지 피해야 하는지는 진료를 맡은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기준입니다.
표시 대상 22종과 목록 밖 식품은 포장에서 보이는 자리가 다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식품 표시 기준에서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대상은 알류(가금류만 해당),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굴, 전복, 홍합 포함), 잣이며, 모두 22종으로 안내됩니다. 아황산류는 첨가한 결과 최종 제품에 이산화황이 1kg당 10mg 이상 남는 경우에 표시 대상이 됩니다. 이 목록에 든 원재료를 사용하면 원재료명 표시란 근처에 바탕색을 달리한 별도 칸으로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다시 적게 되어 있습니다. 표시 대상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장을 보는 시점에 적용되는 기준을 기관 안내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구조 때문에 포장 한 면의 세 자리는 목록 밖 식품에 대해 서로 다르게 작동합니다. 차이를 칸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알레르기 표시란: 표시 대상 22종만 적는 칸입니다. 참깨나 아몬드는 원재료로 들어 있어도 이 칸에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판단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 혼입 주의 문구: 같은 제조시설에서 표시 대상 원료를 쓴다는 사실을 알리는 문구입니다. 이 문구도 22종을 기준으로 하므로, 목록 밖 식품이 같은 시설에서 쓰이는지는 대개 포장에서 알 수 없습니다.
- 원재료명: 제품에 사용한 원재료를 적는 칸입니다. 목록 밖 식품을 포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입니다.
견과류에서 이 차이가 자주 드러납니다. 견과류처럼 여겨지는 식품 가운데 표시 대상은 땅콩, 호두, 잣이므로, 포장에 '땅콩, 호두 함유'라고 적혀 있어도 아몬드나 캐슈넛은 비슷한 식품이라는 이유로 함께 적히지 않습니다. 반대로 표시란에 견과류 이름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아몬드를 쓰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과일도 마찬가지여서 복숭아와 토마토는 표시 대상이지만 키위는 원재료명에서만 확인됩니다.
원재료명 칸에서 목록 밖 식품을 찾는 순서
원재료명은 알레르기 표시란보다 글씨가 작고 길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장을 보기 전에 아이의 알레르기 식품이 원재료명에서 어떤 이름으로 적힐 수 있는지 단어 목록을 먼저 만들어 두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예를 들어 참깨는 참깨, 깨, 볶음참깨, 참깨분말, 참기름처럼 적힐 수 있고, 키위는 키위 외에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적히기도 합니다. 아몬드는 아몬드분말, 아몬드페이스트처럼 가공 형태가 이름에 붙는 경우가 많고, 캐슈넛은 캐슈너트처럼 표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비슷한 철자를 함께 적어 둡니다. 단어 목록은 식품마다 한 줄씩 정리하고, 실제 포장에서 새로 발견한 표기는 그때그때 추가합니다.
단어 목록이 준비되면 원재료명을 읽을 때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첫째, 쉼표로 나뉜 원재료를 앞에서부터 끝까지 하나씩 대조합니다. 둘째, 괄호 안을 따로 읽습니다. 여러 원료를 섞어 만든 복합원재료는 이름 뒤 괄호 안에 구성 원료가 적히는 경우가 많고, 아이가 반응하는 식품이 그 안에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같은 상품명이라도 맛이나 용량이 다른 제품은 원재료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제품마다 따로 읽습니다. 넷째, 단어 목록에 없는 낯선 이름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판단하지 않고 따로 적어 두었다가 확인합니다.
들깨처럼 이름이 비슷하지만 다른 식물에서 나온 원료도 있습니다. 비슷한 식품을 함께 피해야 하는지, 기름처럼 가공한 형태도 피해야 하는지는 포장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므로, 진료 때 단어 목록을 보여 주고 어디까지 포함할지 확인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원재료명만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와 추가로 물을 곳
원재료명을 끝까지 읽어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향료나 복합원재료처럼 표시 방식에 따라 세부 원료가 이름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앞서 본 것처럼 목록 밖 식품의 혼입 가능성은 포장에 적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재료명에 해당 식품 이름이 없다는 사실은 원료로 쓰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지만, 같은 시설에서 함께 다뤄지는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해 두면 확인이 필요한 질문이 분명해집니다.
이럴 때는 포장에 적힌 제조원이나 판매원의 소비자 상담 연락처로 문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의할 때는 제품명, 내용량, 소비기한, 품목보고번호를 함께 알려 주면 담당자가 해당 제품을 특정하기 쉽습니다. 질문은 원료로 사용하는지, 같은 제조라인이나 시설에서 다루는지, 향료나 복합원재료 안에 포함되는지로 나누어 묻는 편이 답을 받기 좋습니다. 식품 표시 기준과 알레르기 관련 안내, 제품 정보는 식품안전나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 전에 해당 기준을 읽어 두면 답변 내용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답변을 기록할 때는 '원료 사용: 없음', '같은 시설: 사용함', '향료 포함 여부: 확인 중'처럼 질문별로 칸을 나누어 날짜와 함께 적습니다. 이렇게 나누면 원료로는 쓰지 않지만 같은 시설에서 다루는 제품처럼 답이 섞인 경우에도 어느 부분이 남았는지 구분됩니다. 같은 시설에서 다룬다는 답을 받은 제품을 아이에게 줄지는 보호자가 혼자 정하기보다 진료 때 그 기록을 보여 주고 안내를 받는 것이 기준입니다.
준비 목록: 장보기 전, 매장에서, 문의할 때
목록 밖 식품을 확인하는 일은 매번 원재료명을 끝까지 읽어야 하므로, 준비물을 미리 정해 두면 매장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래 목록은 앞의 절차를 단계별로 묶은 것입니다.
- 장보기 전: 아이의 알레르기 식품과 원재료명에서 쓰일 수 있는 이름을 적은 단어 목록을 휴대전화 메모에 저장합니다.
- 장보기 전: 비슷한 식품이나 가공 형태를 함께 피해야 하는지 진료 때 확인한 내용을 같은 메모에 적어 둡니다.
- 매장에서: 알레르기 표시란에 이름이 없는 것은 판단 근거에서 제외하고, 원재료명을 괄호 안까지 끝까지 대조합니다.
- 매장에서: 낯선 원료 이름, 향료, 확인되지 않은 복합원재료가 있으면 포장 사진을 찍어 둡니다.
- 문의할 때: 제품명, 내용량, 소비기한, 품목보고번호를 알려 주고, 원료 사용 여부와 같은 시설 사용 여부를 나누어 묻습니다.
- 문의 뒤: 답변 날짜와 내용을 질문별로 기록하고, 확인이 끝나지 않은 제품은 확인될 때까지 아이 간식 목록에 올리지 않습니다.
이 목록은 포장을 읽는 방법에 관한 것이며, 아이가 어느 정도의 양에 반응하는지나 증상이 생겼을 때의 대처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런 내용은 진료 때 받은 안내를 기준으로 삼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전달할 때도 같은 단어 목록과 의료진 안내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 혼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정리: 표시란은 22종용, 목록 밖 식품은 원재료명과 문의로 확인합니다
알레르기 표시란과 혼입 주의 문구는 표시 대상 22종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칸입니다. 따라서 참깨, 아몬드, 캐슈넛, 키위처럼 목록 밖 식품에 반응하는 아이에게는 이 두 칸의 내용이 판단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원재료명을 괄호 안까지 끝까지 읽고, 미리 만든 단어 목록과 하나씩 대조하는 것이 포장에서 할 수 있는 확인입니다.
원재료명으로도 확인되지 않는 향료, 복합원재료, 같은 시설 사용 여부는 제조원에 제품 정보를 알려 주고 질문을 나누어 문의해 확인합니다. 포장이 바뀌거나 새 맛이 나오면 이전 확인 결과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원재료명 대조와 문의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합니다. 표시 기준은 바뀔 수 있으므로 기관 안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어떤 식품을 어디까지 피할지는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기준입니다. 이 글은 특정 제품의 구매를 권하지 않으며, 개별 제품의 안전성을 보증하지 않습니다.